본문 바로가기

2020.2.

타이어 20.2.21.

   타이어와 같은 둥글고 넓적한 사물은 다루는 것에 있어 어려움이 많다. 캔버스를 완벽히 채울 수 없으며, 안정적이게 채우지도 못한다. 그래서 타이어와 비슷한 형식의 가로로 긴 타원형 물체는 화면에 혼자 등장하지 못한다. 타원이 되는 순간 우리가 알고 있는 차크라의 형태가 배반당하면서 강력한 흐트러짐을 자아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타원은 기준점(정점)이 두 개이기에 그것이 두드러진다면 구도상 하나의 선만 있는 형상, 즉 공간감이 약해지는 형상으로 우리에게 인식된다. 타원에 높이가 생긴다면 기준점이 한 개 더 생기는 꼴이 되는 것이기에 안정적인 형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것도 어느 정도의 범위 내에서의 이야기일 뿐 너무 높이가 낮거나 높아진다면 다시 하나의 선으로 인식되는 양상을 보여 준다. 그래서 치명적 단점을 회복하기 위해 다른 기준점이 될 만한 다른 요소를 추가시켜주어야 한다. 

   만다라는 완벽한 원형인 바퀴에서 착안된 것으로, 바퀴의 완전함에서 차크라를 시각화한 것이다. 차크라는 과거 사람들이 믿던 사람에 대한 감각으로 감각이 완전해지는 것을 도와주는 요소였다. 원형을 모델화 시켰다는 것은 완벽한 감각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그들의 믿음을 충분히 표출해준다. 이런 완전한 형태의 그림만을 추구했던 문화권에 타원형은 완벽한 흐트러짐을 상징하게 될 것이다. 타원에 우리가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이 불편함은 현재에도 미술에서 자주 등장하며 불편함을 주는 심상을 대체하는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타원은 화면에서 평면에 가까워질수록 더 불안정함을 자아내며, 완벽한 가로보다 살짝 틀어진 형태가 더 큰 불안정함을 준다.

   이미 타원 또한 불안정한 심상을 나타내는 소재로 몇 백 년을 사용되었기에 현재에 와서 그 심상은 많이 소진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어느 정도의 불안한 감각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2020.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이 가방 20.2.23.  (0) 2020.02.23
문 20.2.22.  (0) 2020.02.22
족자 20.2.20.  (0) 2020.02.21
책상 20.2.19.  (0) 2020.02.21
커튼 20.2.18.  (0) 2020.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