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은 사물의 이차 심상을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사물의 존재를 아는 순간 발생하는 심상을 일차 심상이라 할 때, 일차적 심상을 마주할 때 발생하는 최종적으로 사물에 대한 편견을 결정하는 심상을 이차 심상이라 한다. 이차 심상이 생성될 때 관찰자는 이전의 기억과 현재의 정황들이 일차 심상에 대입되어 해석을 갖게 되는 과정을 갖는다. 이때 현재의 정황의 부류에서 사물에 대한 접근성, 즉 간단함과 복잡함은 고려 대상이다.
얼마 전 어머니께서 말차를 보내주셨다. 녹차는 수 많은 종류의 내리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난 프렌치프레스 밖에 없다. 그래서 프렌치프레스를 이용하는 방식만 사용할 수 있다. 프렌치프레스는 편리하다. 커피 내릴 때도 쓰고, 차를 우릴 때도 쓸 수 있다. 문제는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말차는 향이 너무 강하고 입자가 너무 곱다는 것이다. 프렌치프레스를 닦아도 찻잎이 거름망에 달라붙고, 프레스에서 냄새가 쉽게 빠지질 않는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장치는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말차와 알맞지 않다. 맛은 참 좋다. 하지만 설거지를 하면 차는 이미 조금 식어 있다. 복잡하고, 귀찮다. 내가 유추할 수 있는 본연의 맛에 접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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