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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5.

버튼 2020.5.1.

   요즘 일어나는 대부분의 사건은 버튼을 통해 일어난다. 모든 제품이 버튼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내가 사용하는 키보드에는 56개의 버튼이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에는 세 개의 물리적 버튼과 수만 개의 스크린 버튼이 있다. 터치스크린은 한 제품이 가능한 활동을 수만 개로 늘려주었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터치스크린이 수만 개의 버튼이기 때문이다. 버튼은 작은 범주로는 차단된 전력을 연결시켜 활동이 일어나게 해주는 것이고, 큰 범주로 말하면 모든 명령이다. 구두로 행해지는 명령 혹은 친서로 행해지는 명령이 아닌 모든 명령은 버튼이다. 아니 어쩌면 말이나 글씨 또한 하나의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니, 말과 글씨도 일종의 버튼이라 말할 수 있겠다. 버튼은 시대가 흐름에 따라 점점 더 정밀해지고 있다. 그리고 그 명령 내용 또한 매우 정밀해지고 있다. 우리는 터치스크린에 더 많은 버튼을 집어넣고 사용하기 위해 터치펜을 부활시켰다. 또한 하나의 버튼이 연쇄적으로, 그리고 선택적으로 다음 버튼을 누르도록 명령을 하기도 한다. 유튜브의 추천 동영상이 그 예시다. 

   2020년의 주요 키워드인 '알고리즘'과 '빅데이터'에 있어서 버튼은 없어선 안 되는 요소이며, 버튼의 연쇄성과 선택적 판단의 제어를 바로 'A.I.'라고 한다. 즉, 버튼이 인공지능이며, 인공지능은 인류 최초의 버튼으로 추정되는 화살에서 파생된 사물이다. 알고리즘의 상징으로 불리는 유튜브에서 유능한 유튜버에게 주는 상패의 이름이 '실버 버튼', '골드 버튼'인 것을 보면, 은연중에 버튼이 대부분의 사건을 일으킨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버튼은 이제 우리가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켜졌다 꺼진다. 버튼들의 제어를 판단하는 자는 버튼이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사실 버튼에 불과하며, 버튼의 제어권을 두고 인류는 버튼과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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