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드라이버는 흉기다. 십자드라이버는 액션 영화에서 히든카드 역할을 맡으며 위기의 순간에 적을 찔러 죽인다. 십자드라이버는 일자 드라이버의 진화 형태로 다양한 장치에 범용되는 십자 나사에 사용되는 공구이다. 십자드라이버는 편의를 위해 드릴을 통해 사용되기도 한다. 다양한 크기의 나사에 맞게 다양한 크기의 십자드라이버 또한 존재한다. 사용 범위가 넓어 가정마다 하나 이상씩 꼭 가지고 있다. 십자드라이버의 긴 꼬챙이의 형태는 송곳과 닮았으며, 실제로 가끔 송곳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이에 송곳으로 할 수 있는 찌르는 행위를 흡수해, 미디어에서 십자드라이버는 흉기로 자주 사용된다.
결정적인 순간 십자드라이버가 선사하는 역전의 쾌감은 원초적 쾌감 중 하나인 찌르는 행위의 쾌감과 이어진다. 여기서 말하는 원초적 쾌감이란 인류가 자연에서 살아 숨쉬기 위해 흡수한 갈망의 일종으로 기본적 욕구에서 파생된 쾌감을 말한다. 찌르는 행위는 기본적 욕구 중 육식을 하기 위한 행위와 연관 지어지며 원초적 쾌감을 형성한다. 잔인한 사실은 이것이 미디어에서뿐만 아니라 실제로 흉기로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어쩌면 십자드라이버뿐만 아니라 생활에 밀접한 철기류는 대부분 흉기가 될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인류가 철기 혹은 철기와 비슷한 도구, 청동기, 석기, 등을 사용할 때부터 인류는 사냥을 시작했고, 사냥에 사용되는 도구는 전쟁에도 사용되었으며, 제사와 요리에서도 사용되었다. 즉, 모든 도구의 조상은 흉기고 흉기에서 파생된 모든 도구들은 흉기가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모든 도구의 기원은 인류의 식욕에 있다. 그리고 식욕은 전쟁과 강한 연관을 갖는다. 아레스와 헤파이스토스가 헤라와 제우스의 아들인 것은 이 둘이 공유하는 범주가 크다는 뜻이다.
십자드라이버는 십자가나 적십자와 같은 모양을 공유한다. 심한 비약일 수 있으나, 십자드라이버가 히든카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이유는 십자드라이버가 단순히 작은 꼬챙이의 모양을 갖고 있고 흔하기 때문만이 아닐 수 있다. 십자드라이버의 '십자'라는 어휘가 주는 급박함이 그 상황을 더 잔혹하게 만들어 더 자극적인 도구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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