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자는 어렵다. 오늘 다루기로 한 사물은 국자이다. 지금껏 국자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어찌 보면 지금까지 사물 기록에서 다뤄온 사물들은 다 과거 한 번씩은 생각해 본 경험이 있는 사물들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진짜 생각해 본 적 없는 사물을 다뤄야 하는 때가 되었다. '사물'만을 다루는 것에 빨리 질리고 그만둘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나는 부지런했다. 사물 기록은 새로운 국면을 마주했고, 대상의 범주가 한 번 확장되었다.
국자는 기본적으로 세가지 종류가 있다. 민무늬, 면, 건더기 국자 이렇게 세 가지다. 재질에 따라서는 네 가지로 나뉜다. 나무, 스테인리스, 실리콘, 플라스틱이다. 오늘 다룰 국자는 스테인리스 민무늬 국자이다. 한 때 소셜에서 '국자 마술'이라는 밈이 돌았던 적이 있다. '국자 마술'은 카메라에 국자 아랫면만 보여주어 쇠구슬을 공중에 띄워 놓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헛짓거리이다. 나도 해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다. 가정에서 쓰이는 민무늬 스테인리스 국자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는 반구형에 손잡이가 달린 형태이다. 업장에서 사용하는 국자의 경우 원통형에 손잡이가 달린 형태도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이 형태는 보관하기 용이하지 않아서인지, 혹 실용성에 비해 미적인 효용이 떨어져서인지 가정에서 채택되지 못했다.
(욕). 진짜 뭘 써야할지 모르겠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이걸 시작했는데 더 이상 쓸 것이 없으니, 어투는 커녕 글감을 잡아야 한다는 새로운 거지같음만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의 거지 같은 글들을 짓거려야 한다면 너무 슬플 것 같다. 안 되겠다. 일주일 쉬겠다.
아니다. 이 상황도 이겨내야 한다. 이겨내기 위해 내일도 쓰겠다. 글 하나를 쓰는데 보통 20분 정도 들이는데, 보통 심상 잡기 5분, 글쓰기 5분, 다시 읽고 고치기 10분 정도로 안배한다. 내일부턴 심상 잡기에 15분 써야겠다. 국자는 무슨, 국자는 별로 안 예쁘다. 내일 다시 생각해보겠다. 국자 싫다. 국자는 이제 거지같은 감각의 심상을 가진 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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