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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

맥주 20.3.25.

   한 잔에 만원이 넘는 맥주에 돈을 쓰게된 것은 대학교 2학년 때 울드 라스푸틴을 마셨기 때문이다. 울드 라스푸틴 너무 맛있다. 이전까지 가장 맛있다고 생각해 온 맥주는 매우 쓴 IPA였고, 그것마저도 맥주 치고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한 잔에 만 팔천 원이나 하는 울드 라스푸틴은 맥주가 아닌 다른 주류로 뇌리에 각인됨과 동시에 이것보다 싼 맥주는 맛없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이와 비슷하지만 다른 술에 대한 사건이 하나 더 있다. 포트와인에 대한 것인데, 포트와인은 와인과 이름은 같지만 속성은 와인과 다르다. 그러나 같은 이름을 공유하기에 이전까지 마시던 와인들과 비교되어 다른 와인이 너무 맹맹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이전엔 팔천 원만 해도 나름 만족하며 마실 수 있었으나, 이젠 입맛에 맞지 않는다. 근데 난 돈을 조금밖에 벌지 못하고, 부모님께 내가 마실 술값을 내달라고 매번 말할 수도 없는데 어떡하면 좋을까. 술을 끊는 것이 맞는 것일까.

   술을 끊어야겠다. 담배도 끊고, 커피도 끊어야겠다. 그럼 하루에 적어도 이만 원은 모을 수 있고, 한 달이면 육십만 원이다. 하루를 연장하기 위해 한 달에 육십만 원이나 필요해졌다. 이러면 잘 살 수 있겠지. 소공녀 보고 자야겠다. 

  내일부터 열심히 쓸게요, 선생님. 저 이제 이거 하기 귀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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