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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

클립 20.2.7.

   클립이 눈 앞에 있어서 노란 클립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했다. 클립은 눈 앞에 있지만 더러워서 별로 만지고 싶지가 않다. 클립이 더럽기에 클립에 대해 생각해 보기론 했어도, 내게 클립은 너무 먼 존재로 생각된다.

   근데 진정 클립이 더러울까. 클립을 만지지 못해 클립이 더러운지 아닌지 알 수 없다. 더러운게 아니라 색깔이 원체 회갈색인 클립일지도 모른다. 더럽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난 클립을 만지지 않았기에 클립은 더러운 것이 되었다. 그렇게 클립은 더러운 것이 되었다.

   만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듯이 보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또한 존재한다. 그리고 나의 거리에서 클립의 먼지는 보이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클립이 내게 주는 혐오감은 클립의 색이 준 것이지 진정 더러움이 준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결국 내가 클립을 먼 존재로 인식한 것은 다름 아닌 클립의 색깔 오직 하나 때문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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