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소금은 소금과 글루탄산나트륨의 혼합으로 만들어졌다. 맛소금은 글루탄산나트륨과 소금이라는 두 개의 원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때 맛소금의 탄생을 이렇게 해석해 볼 수 있다. 글루탄산나트륨 혹은 소금은 모종의 사건(예시, 미각적으로 모자라다는 느낌을 받는 사건, 몸에 해롭다는 사건, 바다에서 채취된다는 사건, 화학물이라는 사건 등)을 내포하고 있고 이 모종의 사건들과 유사한 심상들을 가지고 있다. 이후 소금 혹은 글루탄산나트륨은 맛소금을 만들게 될 제작자와의 만남을 통해 맛소금이라는 파생체를 낳았다. 그리고 우리는 맛소금에서 '감칠맛을 돋우는 소금' 혹은 '몸에 해로울 것 같은 소금' 등의 독백을 도출하는 심상을 갖게 되었다. 여기서 맛소금의 심상은 무엇에 의해 발현된 것인가를 고민해보자.
앞서의 맛소금의 탄생 배경을 보면, 맛소금의 심상을 구성하는 요소는 원체에 존재했던 심상들이다. 즉, 글루탄산나트륨 혹은 소금의 심상이 맛소금의 심상을 구성했다.
맛소금의 심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일반화해보자. 원체는 심상의 파생을 통해 파생체를 만들어내고, 그렇게 만들어진 파생체는 파생체가 만들어지기 위해 존재했던 원체의 심상을 취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파생체에서 느끼는 심상은 원체에서 도출되거나 파생된 심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이 참이라면 사물의 심상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우리의 신체에 존재하던 원체의 심상이 꺼내져 파생체에 비춰 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사물에서 발현되는 심상은 신체에 각인되어있던 유전적 혹은 학습적 기억에 기반해있고, 그 유전적, 학습적 기억은 원체의 심상이라는 것이다. 사물을 보고 심상이 떠오르는 상황은 그 사물의 원체를 유추하는 사건이다. 그러므로 심상이 떠오른다는 것은 그 사물이 파생체임을 증명하는 것이 된다.
유전 혹은 학습 등을 통해 우리가 사물에 심상을 갖는 것은 사물의 원체에 대한 해석이 이뤄졌었기 때문이다. 호랑이를 보고 두려워하는 것이나 의자에 앉는 행동을 하는 것, 페트병을 분리수거하는 것도 같은 예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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