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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

석상 20.2.15.

   석상은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가장 오랫동안 그 형식을 유지해 온 형식 중 하나이다. 여전히 석상은 만들어지고 있고 나라가 망해도 없어지지 않는 유일한 유물이자 작업물이다. 석상의 영속성은 우리의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고, 석상을 만들고 있는 우리는 석상의 그 영속성을 믿는다. 이는 종교적인 측면으로까지 영향을 미친다. 석상이 없는 종교는 없다. 종교 또한 영속성을 원하고 그들의 믿음이 후대에 이어지는 것을 목표 중 하나로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선택지가 바로 석상이었고, 석상은 영속성을 상징하도록 뇌리에 박혔고, 실제로 석상은 영속을 이뤄내고 있다.

   석상 외에 여전히 남아있는 다른 재료들 혹은 소재들은 현대에 오면서 수많은 변모와 변칙적 진화를 겪어왔다. 그리고 그 진화의 과정을 통해 시간성을 지니게 되었다. 이것은 시간성을 지니는 영속성이라고 칭할 수 있겠다. 그러나 여전히 성모 마리아상과 돌하르방, 해태, 석탑은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석상의 영속성은 시간성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말은 즉 변치않는 믿음에 대한 바람을 의미한다.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우리 또한 한 편으로는 이와 같은 영속성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은 없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만들 석상들은 위의 석상들과 같이 보편적인 감각을 가진 석상을일리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남아 있고 만들어지고 있는 석상들은 모두 보편적인 감각을 공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우리의 유전자에 각인되어있다. 그리고 그 영속적인 유전자와 영속적인 소재, 영속적인 재료가 만나 진정 시간을 초월한 영속을 이뤄낸 것임에 아니라는 말을 달 수 있는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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